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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를 구경하기 위해 나갔다가 평소 몇 번 만났던 어부가 건네준 것이네. 글을 모르는 그

어부는, 내게 이것을 주면서 버릴까 하다가 그래도 뭔가 값어치가 나갈 것 같다며 사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나는 은 한 냥을 주고 샀네.”그렇게 말한 정이현은 가슴에 있는 작은 목

함을 꺼냈다. 도선지는 정이현의 말을 들으며 탁자 위에 놓인 목함을 바라보다 깜짝 놀란

얼굴로 정이현과 목함을 바라보았다.”경…천지보……!!”도선지는 그 이름이 주는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목구멍으로 침이 넘어갔다. 그리고 약간 멍한 얼굴로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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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인 정이현을 바라보았다.”그때는 그 글귀가 잘 보이지 않아 무엇인지 몰랐네, 하지만

집으로 와서 목함을 닦아보니 그 글귀를 읽을 수 있었지. 그때의 놀람은 이루 말할 수 없

을 만큼 커다란 것이었네.”정이현의 말에 도선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마음을 알 수 있

었다. 자신도 이렇게 놀라고 있는데 정이현은 자신보다 더 놀랐을 것이다.도선지는 침착

한 얼굴로 그의 행색을 살폈다. 다 떨어진 옷과 초라한 모습, 그리고 한 점의 생기가 없어

보이는 얼굴에서 문제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았다. 보물이 있으면 화가 따른다. 도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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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정이현이 화를 당했다고 생각했다.”화를 입었나……?”정이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도선

지가 침중한 얼굴을 했다.”이것을 가지고 온 이유는 무엇인가?””자네를 믿기 때문이네.”

정이현의 말에 도선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이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얼굴을

했다.”가족도, 제자들도 모두 죽었지. 저 작은 목함 때문에 그런 것이야,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아는가……?”말을 하면서 분노한 표정으로 물어오자 도선지는 고개를 흔들었다.

“정파에서 그랬네, 그것도 한두 사람이 아닌 여러 문파의 사람들이었지!””무림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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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지의 말에 정이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림맹이라는 말이 나오자 정이현의 눈이

원한에 타올랐다.”나는 믿을 수 없…었어. 그들이…, 그…들이 그런 만행을 저지르다

니…….”정이현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목함을 바라보았다.”모든 게 이 목함 때문이야!”

그렇게 소리친 정이현은 분노한 마음에 목함을 오른손으로 내려쳤다. 급작스런 정이

현의 행동에 도선지는 깜짝 놀라 말리려 했다. 조금이라도 손상이 간다면 큰 손해이

기 때문이다.그런 귀한 물건을 내려치는 정이현의 행동에 도선지는 자신도 모르게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