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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움직이는 것은 분하지만, 3급 기사의 축복량으로 이만큼의 언데드를 정화하는 것은 불
가능하다.각오를 다지고, 정면에서 찔러 오는 기사를 받아넘기고, 검에 축복의 힘을 담는다.
힘을 해방하려는 순간, 센리의 눈에 예상 밖의 사람이 비쳤다.해골의 기사들 틈에 뒤섞여,
인간 여자가 있었다. 검은 노예의 증표를 목에 감은 여자로, 창백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
보고 있다.판단은 일순이었다. 그대로 넘칠 정도로 힘을 검에 담아, 빛이 폭발했다.”『
빛(소울 릴리스)』”엄청난 허탈감에 손이 떨리다.넘치게 담긴 힘이 눈부시게 빛나며, 좁은
복도를 뚫고 나간다. 빛에 닿은 스케어 크림존 나이트가 순식간에 먼지가 된다. 어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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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도, 그 휘몰아치는 빛의 폭풍으로부터 그 몸을 지켜주지 못한다.빛이 사라진다. 갑
옷이나 무기가 떨어지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무릎이 꺾일 것 같지만 단전에 힘을 주어
버티다.보라색의 눈을 뜨고, 방심하지 않고 상황을 확인한다.조금 전까지 질릴 정도의
수의 기사들이 있던 복도에는 스케어 크림존 나이트는 한 마리도 남지 않았다.
내용물을 잃은 무구가 널린 복도에, 단 한 명, 정화의 빛을 발하기 직전 센리가 본 여
자만 서 있다.오른손에는 스케어 크림존 나이트의 무기와 비교하면 너무나 믿음직스
럽지 못한 칼이 늘어져 있었다.『해방의 빛(소울 릴리스)』는 대언데드용 기술이다.
아무리 힘을 담아도, 인간은 상처입지 않는다.그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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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안심한다.다행이다…….여자는 검은 머리에, 안색이 나빴다. 제대로 식사도 하지
않은 것인지, 그 몸은 빈말이라도 살집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언데드 사이에 섞
여 있었다는 것은, 호로스 카멘의 노예라는 걸까.그리고, 그 얼굴은 본 적이 있었다
. 바로 얼마 전 거리에서 발견하고, 몸이 안 좋아 보여서 회복 마법을 걸어준 기억
이 있다.여자는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좌우로 시선을 주고 있다. 센리는 방심하면
거칠어질 것 같은 호흡을 천천히 심호흡으로 가다듬었다.어둠의 기색은 아직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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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았다. 하지만, 스케어 크림존 나이트는 방금 그걸로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온몸에 심한 피로를 느꼈다. 그러나, 싸울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분명 이름이……루
우였었나?”바보! 센리, 너, 이렇게 많은 힘을――!””이제……괜찮, 아……”비틀비틀, 루
우가 불안한 발걸음으로 다가온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는 것 같다.안으려고 팔을 벌
린다.그 뼈가 앙상한 어깨에 손이 닿으려던 순간, 오른손에 늘어뜨렸던 자그마한 칼
이 갑자기 치솟았다.먹색의 잘 들지 않을 것 같은 칼날은, 센리를 노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