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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긴장과는 달리, 손잡이 간단히 돌았다. 역시 잠겨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귀를 문에 대

고, 금속문을 천천히 연다. 소리는 없다. 나의 심장 소리, 피가 흐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

는 완전한 정적이다.안도하면서도, 바깥 모습을 확인하려고 문을 살짝 민다.”…………?”

문은 이미 열려 있다. 아주 몇 밀리지만 틈새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밀어도 그 이상 열

리지 않는다.단단해……? 열쇠? 아니, 아니다. 관찰했지만 열쇠는 잠겨있지 않고, 무언가로

고정되어 있는 기색도 없다.손바닥으로 민다. 몸 전체로 민다. 밀려고 하다.그리고――나

는 깨달았다.정수리에 벼락이 내려친 듯한 충격이 있었다. 다리에서 힘이 빠져,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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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는다.문은 금속제다. 그만한 중량은 있겠지. 하지만, 무겁지는 않다. 중량의 문제가

아니다.다시 한 번, 이미 몇 밀리의 빈틈이 생긴 문에 살짝 손을 얹는다. 그리고, 한번 몸을

떨고, 각오을 다지고 혼신의 힘으로 문을 밀었다.밀었을――생각이었다.내 손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힘을 주려 해도, 그 이상 나아가지 않았다.로드가 떠나면서 걸었던

말이 뇌리를 스친다.『내 명령이 있을 때까지, 이 방에서 대기하라』그렇다. 아마도, 『단단

한』 것이 아니다. 『밀지 않는』 것이다.내 육체가, 내 의사보다 로드의 명령을 우선하고 있

다. 깨어난 직후, 그 명령에 따라 무릎을 꿇은 것처럼.차가운 뭔가가 등줄기를 스친다.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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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떨리는 손으로 필사적으로 문을 밀지만, 내 감정과는 달리 아무리

해도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이해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생각』이었

것이다.눈을 크게 뜨고, 어깨를 떤다. 가슴 속에서 솟구친 감정은 공포도 경악도 아니었다.

분노다. 이렇게 격한 감정을 갖는 건 정말로 오랜만이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사람이

분노를 느꼈을 때 표정이 굳어진다는 것을 알았다.큰소리로 소리치지는 않는다. 이성을

잃지는 않는다. 그저, 가슴 속에 담아둘 뿐이다.나는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했다. 아프지

도 않은, 뛰거나 달릴 수 있는 몸을 손에 넣어,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이 정상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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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일 수 있는 육체가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아니다. 나는 아

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옛날과 비교하면 낫다고? 천만에.생전에는 온몸에 끊이지 않는

고통이 느껴지고, 손에도 발에도힘이 들어가지 않고, 그저 그 고통을 얼버무리기 위

해 사고에 몰두할 수밖에없었다. 아니, 그마저도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몸의 제어를 타인에게 빼앗기는 일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