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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말하면 내가 원인이 아니고, 쓸데없는 짓을 한 루우 자신이 나쁘지만, 그녀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두려움을 마음속으로 밀어넣고, 겉모습만은 꿋꿋하게

행동하는 루우에게, 나는 웃어 보였다.”소용없어. 알고 있을 텐데……그런 보고를 한다

고 해도, 루우의 대우는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아. 로드는 내가 그런 행동을 할 거라

고 알고 있어”그래서, 로드는 나만 도시로 보내는 것을 피했다.길을 모른다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건 지도라도 건네주면 어떻게든 된다. 루우와 함께 보낸 것은,

나와 그녀가 같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역시 노회한 마술사다. 생각하는 것이 비열하

다. 내 말에, 루우가 보라색 입술을 굳게 다물고 표정이 굳어진다.그녀는 나와 달리 금

기의 존재는 아니지만, 세계의 모든 것을 두려워하며, 모든 것을 믿지 않는 것 같다.

나는 오랜만에 거리에 나와서……이렇게나 상쾌한 기분인데.여기서 자유롭게 군것질이

나 관광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훌륭할까.”그래. 내 제안을 들어주면――로드가 어떠

한 이유로 죽고, 자유롭게 되었을 때, 도시까지 데려다 줄게”내 완전무결한 제안에,

루우는 순간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고, 곧바로 무너뜨렸다.눈을 크게 뜨고, 마른 손을

꽉 쥐고, 전율하는 것처럼 몸이 떨린다. 입술에서 나온 목소리는, 기분탓인지 아까보

다 더 컸다.”주인님은……절대로, 죽지 않아. 무적. 주인님은, 무서우신 분, 입니다. 몇

명이나 덤벼들었다가 당하는 것을, 나는 봐 왔어. 죽는 건, 나와 네가, 먼저입니다”

내게는 그 목소리가 비명처럼 들렸다.감개는 솟지 않는다. 연민을 느끼지도 않는다

. 다만, 내가 그 목소리에 느낀 것은 실망이었다.이미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눈으로 보자 감정을 막을 수 없다.루우는 이미 마음이 부러졌다

. 아니, 부러졌기에, 사악한 사령 마술사 밑에서 계속 노예로서 해 왔었던 걸 수도 있

다. 족쇄는 느슨한데도, 흘러가는 대로 살아왔을 것이다.어쩌면, 죽음이 구원이 되지

않는 것도, 그녀가 로드를 두려워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루우를 설득하는 것은 무리

다. 잘 설득하면 강한 아군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협력자로 하기엔 너무 약하다.

조금만 힘을 빌린다고 해도, 설득 문구를 생각해야 한다.”그렇구나……그건……무섭네”

“…………”무난한 말에, 루우는 말없이 약간 아래를 보면서, 마치 조종당하고 있는 것처

럼 걸어간다.